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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폴라로이드 SX-70 수리! (feat. 폴라존)

초리84 2022. 8. 27. 10:27

나에겐 애물단지가 하나 있었다.

여러 드라마, 영화, 광고 등에서 나온 폴라로이드 SX-70 인데 작동도 이상하고 필름도 단종 되기도 해서 집안 한구석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년전 부터 다시 필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고 이쁜 쓰레기가 되어가는 녀석이 아쉬워 수리를 하기로 했다.

어디서 수리를 해야 하나 검색해본 결과 SX-70 수리로 가장 유명하고 믿을 만한 곳이 폴라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https://polazone.com

 

다행히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아 수리 맡기러 직접 방문 했다.

폴라존의 위치는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 큰 길에 있었다.

 

지도에서 위치를 보고 찾아 갔을 때 폴라존이라는 곳이 없어서 잠시 당황했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IMPOSSIBLE이라는 간판을 쓰고 있었다. 물어볼껄..

생각 보다 넓은 공간과 늘어 뜨러져 있는 여러 부품들, 그리고 갖가지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신기해하며 사장님을 찾았다.

사장님은 굉장히 친절하셔서 내 SX-70의 상태와 그 동안 찍은 결과물에 대해서 어떤게 문제고 왜 이렇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사장님과 얘기 중에 내가 갖고 있는 SX-70이 사장님께서 충무로에 계셨을 때 팔았던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 혼자 괜히 더 친밀감이 생겼다.

내가 의뢰한 수리는 앞으로 600 필름을 쓰기 위한 뉴헤드 교체와 가죽 교체를 하다가 날려 먹은 하판을 다시 붙이는 것과 이름이 생각 안나는 부품 교체. 그리고 600 필름 구매였다.

하판을 붙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띄어내는 하판 가죽은 사장님께서 남은 가죽으로 붙여 주신다고 했다. 감사합니다!

수리는 1주일 정도 걸린다고 하셨고 이곳에 다시 오긴 힘들거 같아서 택배비를 지불하고 택배 배송으로 부탁 드렸다.

수리를 맡기고 마지막으로 사장님께 허락을 맡은 후 내부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왔다.

일주일 정도 후에 수리가 완료 되어 택배로 발송하셨다는 문자를 받았고 다음날 SX-70을 받을 수 있었다.

필름과 함께 엄청난 두께의 뽁뽁이를 받게 되었다. 배송 중 파손 방지를 위해 엄청 꼼꼼히 싸보내주셨다.

되살아난 나의 SX-70!!

그럼 이제 테스트를 위해 필름을 넣어보자

SX-70의 필름은 이런 식으로 생겼다.

빛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검은 슬라이드가 한장 올라가 있다.

SX-70의 오른쪽에 필름 입구 버튼을 누르면 입구가 열리고 필름에 표기된 화살표 방향대로 집어 넣어준 후, 입구를 닫으면 된다. 그럼 자동으로 검은 슬라이드가 나온다.

그럼 이제부터 촬영이 가능하다.

SX-70은 따로 배터리가 필요하진 않다. 필름에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필름을 넣은 후,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다 찍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수리 후, 첫 번째 샷!!

SX-70은 사진을 찍기 위해 드는 방향 기준으로 오른쪽 휠로 초점을 맞추고 왼쪽 휠로 노출을 맞춘 후, 오른쪽 빨간 버튼을 눌러 촬영하는 완전 수동형이다. 노출은 밝은 곳에서는 약간 어두운쪽으로, 어두운 곳에선 약간 밝은 쪽으로 돌려서 맞춘다. 휠을 돌리 때 마다 휠 아래의 렌즈가 열리고 닫히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엔 테스트를 위해 노출링을 가운데로 두고 찍었다.

집에서 너무 어둡게 찍어서 그런지 노출이 부족하다.

헤드를 바꾸기 전 오리지날 필름으로 찍었을 때 사진과 비교해 보았다.

오리지날 보단 클래식한 느낌이 줄고 좀 더 사실적인 색감이 나오게 되었는데 현재 색감도 마음에 든다.

예전엔 저 오리지날의 색감이 잘 못 나온건지 알았는데 요즘엔 저렇게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온다고 한다. 아마 필름 차이인듯?

SX-70에 들어가는 필름은 25,000 ~ 29,000원 정도로 상당히 비싼편이라 자주 쓰진 못할거 같은데 한번씩 기념하고 싶은 날에 가족,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면 좋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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